2020. 05.28(목) ~ 05.30(토)

개막작

어른이 되면

감독 : 장혜영

제작년도 : 2018년
기획·제작 : ,
제작 형식 : 다큐, 98분

시놉시스
나에게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동생은 단지 중증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13 살이 되었을 때 장애인 수용시설로 보내져 30살이 되도록 그 곳에 살아야 했다. 나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런 동생의 삶을 동생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 고, 동생을 다시 사회로 데리고 나와 둘이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렇게 다시 같이 살기 시작한 우리 자매의 첫 6개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획의도
[영화와 인권]
 
“아.. 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화낸 거냐고 묻는 말에 혜정씨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한다. 언니 혜영씨는 화내도 된다고, 자신도 화를 자주 낸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잠깐 지나가는 이 장면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십여 년 전에 알게 됐던, 뇌병변 중증 장애가 있던 그가 생각 났다. 삶의 절반 이상을 시설에서 지내다가 나온 그는 ‘어른’이지만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냉장고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다는 게 좋긴 한데 이상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웃었다.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나는 참으로 눈치 없게도 그게 그의 성격이 아니라, 생존방식임을 시간이 꽤 지나고서야 알았다. 화를 낼 수 없는 사람들, 자신에게 화를 내도 될 권리가 있음을 잊고 사는 존재들이 있다. 보통 자 신을 죽여야 살 수 있는 존재들이 그렇다. 이를테면 사회에서 다양한 폭력에 노출된 자들이 주체 성을 박탈당하면서 자아를 죽여야 견딜 수 있게 되었을 때, 통제에 익숙해지고 무력감이 내면화 된다. 혜정씨가 지내던 장애인 시설이 폭력이 횡행하는 아주 나쁜 시설은 아니었을지라도, 어쨌든 혜정씨가 화를 낼 권리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부당한 현실에 대한 정당한 화였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화를 내는 건 부적절한 일이며, 죄송하다고 거듭 말하는 건 혜정씨가 시설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방어하는 익숙한 화법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발달장애가 있는 혜정씨가 지역에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밥을 할 줄 알고, 물건을 구입할 줄 아는 ‘능력’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집요하게 장애인들에게 말해왔다. 몸을 바꾸고 훈련해서 이 사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살라고,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 적응하라고. 그리고 장애인권운동은 우리의 몸을 바꾸려 들지 말고,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외쳐왔다. 뜨거웠던 이동권 투쟁을 통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 사회가 갖춰야 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됐다. 이제는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다. 혜정씨의 둘째 언니이자, 영화를 연출한 장혜영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자립’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세상에 다시없는 존재로서 ‘자기다움’을 위한 여행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 서 세상속의 자기자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야말로 ‘자립’의 참된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 말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삶의 과정을 영화는 잘 보여준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배제되었던 소수자들. 특히 장애인들이 배제 됐던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과 함께 살 ‘능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한진희(반다) 심사위원
제작진 소개
연출 장혜영 기획
제작 각본
촬영 편집
녹음 기타 ◎ 상영날짜
04.17.(화) 18:00 마로니에공원